🍵 청나라 찻잔에 보이차 마시기

북촌 월하보이 탐방기

2022. 6. 30.

🍵 청나라 찻잔에 보이차 마시기

2022-07-0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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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드디어 그 날이 와버렸습니다! 2022년의 하반기요.🙊 올초에 무슨 목표나 기대가 있었는지 이젠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왠지 그냥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나 하반기엔 좀 더 알차게 살아겠다는 다짐을 하진 않겠습니다. 목표도 세우지 않을거에요. 전 알고 있거든요. 무슨 다짐을 하든 올 연말 2023년을 맞이할 때에도 이런 기분으로 이런 얘길 나누고 있을거란 사실을...😂

철저한 계획, 채찍질(!)이 없어도 내가 자연스럽게 흘러가 고이는 곳. 거기가 지금 내가 있어야할 장소, 상태가 아닐까요. 🌧️장마라 만사가 귀찮아서 하는 얘기만은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TEA

찻집 탐방

월하보이

여러가지 차 가운데서도 보이차는 독특한 발효 방식에서 오는 풍미 덕에 마니아 층이 유난히 많은 차 입니다. 지푸라기나 고서적, 한옥집 장판을 뜯어다 끓여 마시는 것 같다는 분도 있었는데요. 참고로 전 번데기 국물 맛을 느껴봤습니다.(진지함😀) 이 정도면 해리포터에 나오는 온갖 맛이 나는 젤리 수준인데요. 또한, 보이차는 '비싼 차'로 유명합니다. 수십년간 묵혀둔 보이차는 가격이 상상을 초월해 '茶테크'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보이차 340g에 1억원' 기사 보기) 이렇게 인기가 많은 차다보니 보이차에 대한 출처 없는 속설도 참 많습니다. 뭘 골라야 하는지, 어떻게 마셔야하는지 사람마다 하는 얘기도 모두 다르고요. 보이차에 관심은 많지만 배우면 배울 수록 헷갈리기만 한다는 분들이라면 이곳을 방문해보세요. 바로 북촌에 위치한 보이차 전문점 월하보이입니다.

사장님, 보이차 1타 강사세요?

저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월하보이의 4가지 보이차 테이스팅(지금은 없어진 듯)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생차부터 골동보이차까지 다양한 연식의 보이차를 비교하며 음미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월하보이를 운영하고 있는 주은재 팽주님이 직접 차를 우려주시며 설명해주셨는데요. 애매모호, 어영부영, 장광설의 설명이 아니라 개비스콘을 먹은 것처럼 속이 시원해지는 명쾌한 설명이었습니다!

이날 들었던 설명을 몇 가지 팽주님들께도 전해드릴게요. 먼저 보이 생차와 숙차의 차이점. 보이차는 생차와 숙차 두 가지로 나뉩니다. 발효를 세월에 맡기는 생차와 달리 숙차는 물을 뿌려 높은 습도에서 빠르게 발효를 시킵니다. 통상 같은 해에 생산한 생차보다 숙차의 발효도가 10~15년 높다네요. 그렇다면 생차도 10~15년 후엔 숙차같은 맛이 될까요? 맞습니다. 생차도 오래되면 색도 짙어지고 발효된 맛이 납니다. 이날 1998년에 만든 보이 생차를 마셨는데요. 탕색이 마치 와인빛처럼 붉었어요. 견과류 같은 풍미도 느껴졌고요. 발효도가 높을수록 탕색은 붉어지고 카페인과 타닌 함량은 낮아져 맛이 부드러워집니다. 발효도가 높은 차는 건엽에서는 별다른 향이 나지 않는데요. 향이 맛으로 녹아들었기 때문이라고.

마지막으로 이날 배운 귀여운 TMI 하나 더! 저는 월하보이에서 차총의 쓰임을 처음 알았답니다? 찻자리에 놓는 작은 도자기 인형을 차총 또는 다총, 다우라고 부르는데요. 전 그냥 귀여워서 두는 줄 알았어요.(사실 그것만으로도 쓰임은 충분한거 아닌가요?) 근데 알고보니 물을 부을 때 물방울이 튀지 않도록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었지 뭡니까.🙊 정말이지 보이차부터 자사호까지, 뭘 물어봐도 대답해주시는 보이차계의 1타 강사 사장님이셨어요.

청나라때 찻잔? 여기 빈티지 맛집이었네...

월하보이에 가면 또 한가지 눈여겨볼 것. 바로 주인장의 취향 가득한 빈티지 다구에요. 위 사진 속 찻잔들 중에는 청나라 때의 것도 있다고. 근데 어느 시대 것인지를 떠나 그냥 다 너무 예뻐요...😭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가격은 아니니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꼭 득템해보시기 바랍니다. 월하보이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자사호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함께 간 지인이 이날 생애 첫 자사호를 사왔는데요. 가격은 30만원 정도였던 것 같아요. 잘 양호해서(맛있는 차를 많이 우려 마시고 정성스레 닦아 자사호를 반짝반짝 윤나게 만드는 것) 가져오면 다시 구매해 주시겠다는(?) 사장님의 약속을 믿고 지인은 자사호에 열심히 보이차를 우려 마시는 중입니다.

월하보이에 들어가면 벽 한쪽이 돌을 쌓은 것처럼 특이하게 생겼는데요.(첫 번째 사진 참조) 이는 과거 경기고였던 정독도서관의 축대를 그대로 살린 거라고 해요. 이 가게를 처음 계약할 때엔 그냥 시멘트벽이었는데, 그걸 정으로 정성스레 벗겨 내 원래의 모습을 살렸다고.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었다지만 완성된 모습은 정말 멋지더라고요.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을 알고 그걸 즐길 줄 아는, 참 멋진 가게였어요.

월하보이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26 1층 월하보이

60분 차 2종 테이스팅 2만원, 120분 다회 7만원, 자사호 ·개완 원데이 클래스

인스타그램ㅣ 스마트스토어 ㅣ블로그

✏️MEMO

◼️ 성수 복합문화공간 플라츠2에서 월하보이를 만나보세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플라츠 들어보셨어요? 전 얼마전 한섬 EQL의 팝업 행사에 들렀다 첨 가봤는데요. 아기자기하면서도 힙함이 넘치는 장소더라고요. 그리고 얼마 전, 인근에(LCDC 가까운 쪽!) 플라츠2를 열었고 여기에 월하보이가 입점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어요. 1층 샵 로비에 들르시면 월하보이가 직접 큐레이션한 차와 차도구를 만날 수 있어요. 시간을 내 월하보이 클래스에 참여하기 어려운 분이라면 성수동 플라츠2를 들러보세요. 정확한 위치는 여기에요.

◼️ 팽주님, 집에 혹시 이 홍차 있어요?

트와이닝 얼그레이, 아마드티 레몬 페퍼민트 티... 혹시 이 제품이 집에 있다면 절대 드시지 말고 환불하세요. 차에서 철가루가 나와(...) 식약처에서 회수 명령을 내렸대요. 총 4종의 제품인데요. 기사 링크에서 정확한 제품명과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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