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의 가을 차밭, 같이 걸어봐요

강진 茶 여행기

2022. 10. 6.

2022-10-07-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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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오늘의 더티레터는 지난 주말 다녀온 강진茶 여행기로 꾸며봤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인친님을 우연히 만나버렸어요! 바로 차마시는나무늘보님과 일행분들이었는데요. 첫날밤 DM으로 조심스레 연락드려 서로의 셀카 사진을 교환해 얼굴을 확인한 뒤(!) 다음날 아침 숙소 식당에서 부은 얼굴로 수줍게 인사를 나눴답니다. 함께 차를 마시는데 오래된 친구 같은 이 익숙함은 대체 뭔지.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우리도 언젠가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인사 나눠요! 그때는 부디 덜 부어있기를...🙏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TEA

茶여행

가을 차밭에 가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차 산지하면 떠오르는 곳. 제주도나 보성, 하동, 구례 같은 곳들인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강진에도 차가 많이 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 주말 강진으로 茶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강진군과 여행사가 손잡고 강진의 차 문화를 알리려 작정하고 내놓은 투어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거의 "입 벌려 차 들어간다"의 느낌으로... 온몸으로 체험하고 온 가을 강진의 차! 팽주님들께 지금부터 생생하게 전해드릴게요.

다산초당만 알고 강진은 몰랐던 1인...

강진이라는 이름은 익숙하지 않지만 다산초당은 아마 많은 분들에게 친숙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약용의 유배지로 다산초당이 있는 곳, 바로 강진입니다! 정약용은 18년의 유배 생활동안 11년을 이곳에서 보내며 차를 일구고, 마셨다고 하는데요. 그의 제자, 제자의 후손들이 오늘날까지 차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오설록도 이곳에 '설록다원강진'이라는 이름으로 차밭을 운영하고 있고, 보성이나 하동보다는 적지만 소규모로 차를 만드는 농가들도 있습니다. 요새는 외지에서 이주한 분들 중에 개인적으로 차를 만들고 계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산에도 차나무가 정말 많다고 하는데요. 이현정 이한영茶문화원장님의 설명에 따르면 전남 야생차의 70%가 이곳 강진에서 생산된대요.

가을 차밭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것들

📍강진茶트레킹 추천 루트

월남사지 - 금릉경포대 - 설록다원강진 - 백운동원림 - 이한영茶문화원(백운차실)

*소요시간 : 약 1시간 30분. 개인에 따라 차이날 수 있음.

가을에도 차밭은 푸릅니다. 당연히 가을에도 차를 따고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봄과 다른 한 가지, 바로 차꽃과 차씨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차나무는 '실화상봉수'라는 독특한 식물입니다. 꽃과 씨앗이 한번에 열린다는 뜻인데요. 지난해 맺은 씨앗이 올해 가을 꽃이 필때까지 매달려 익어갑니다. 위의 두 번째 사진처럼요.

세 번째 사진에 담긴 꽃은 금목서의 꽃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고요? 그렇다면 계화라는 꽃이나 계화 오룡이라는 차는 들어보셨나요? 바로 그 계화가 금목서의 꽃입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답니다! 알려주신 tea41club 감사합니다👍) 이 꽃나무는 향이 정말 너무너무 강해서 나무가 보이지 않는 저 멀리에서도 향이 진동할 정도에요. 강진 백운차실에서 금목서를 블렌딩한 홍차를 만들고 있는데요. 지금 꽃을 막 따고 있는 중이라 맛보진 못했습니다. 너무도 아쉬운 것...!

여기가 정약용 선생님의 제자의 후손께서 운영하는 바로 그...!

강진 茶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들러야하는 이곳은 이한영茶문화원입니다. 이한영 생가 그리고 백운옥판차를 맛볼 수 있는 백운차실이 이곳에 옹기종기 모여있는데요. 이한영(1868~1956)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 상표인 '백운옥판차'를 만든 분이에요. 이 집안에서 차를 만들게 된 이유는 바로 다산 정약용 때문인데요.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이 지역에 살던 이시헌을 제자로 맞이하고 함께 차를 기르고 연구했대요. 이후 정약용이 본가인 남양주로 돌아갈 때 약속을 하나 했는데, 다름아닌 차를 만들어 보내달라는 다신계(茶信契)였습니다. 이시헌의 집안에서는 이 약속을 무려 100년 동안(!) 지켰다고 해요. 그렇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차가 바로 백운옥판차 입니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하는 차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먼저 백운옥판차는 1년에 100상자만 생산되는 가장 높은 등급의 차입니다. 다음으로 백운옥판차와 같은 제다법으로 만드는 옥판차가 있고요, 월출산(맨위 사진의 창 밖으로 보이는 산이 바로 월출산!)에서 자생하는 찻잎으로 만든 수제 발효차로 발효도에 따라 백차·청차·홍차·떡차(위 사진) 4종류로 제작되는 월산차가 있습니다. 편안하게 차 한 잔 하고 오는 것도 좋지만, 기왕 멀리까지 갔으니 떡차 제다체험과 다도 체험도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각 체험별 비용은 1인당 3만원)

차와 관련된 볼거리 말고도 강진만생태공원, 다산초당, 영랑생가, 가우도, 고려청자박물관 등 강진은 정말 즐길 거리가 풍부한 곳입니다. 게다가 남도이니만큼 음식이...미쳤어요!😭 강진은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따뜻한 곳이니 늦가을, 겨울에라도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백운차실(이한영생가, 이한영茶문화원) 전남 강진군 성전면 백운로 107

강진 달빛한옥마을과 700m 떨어져있음. 한옥스테이도 운영하고 있어요.

인스타그램ㅣ홈페이지

✏️MEMO

◼️ 대혜자...! 강진 일주일 살기

강진 여행지 곳곳에 '강진 일주일 살기' 포스터가 붙어있더라고요? 살짝 보니까 1인, 6박 7일에 23만원... 조식 6회 석식 2회 제공?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보니 청자컵 만들기 체험 무료, 민화뮤지엄 관람 및 체험 무료, 또 할인, 무료... 여러분 강진 가야겠어요 안가야겠어요?

◼️ 여름밤 양재천에서 열렸던 청춘다회, 늦가을에도 계속됩니다

세레나의 취향이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계시는 세레나님이 올해 여름 양재천에서 연 아름다운 야외 찻자리 '청춘다회'. 이제 저녁이 꽤 쌀쌀해져 고민하던 차에 조만간 아는 분의 작업실에서 찻자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해요! 바로 오늘 저녁 7시에 세레나의 취향 인스타그램에 공지가 올라온다고 하니 궁금하셨던 분들은 놓치지 말고 신청하세요👍

◼️ 110년동안 닫혀있던 송현동 부지가 오늘 문을 엽니다

경복궁 바로 옆에는 오랫동안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높은 담장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내부는 공터로 방치돼 있었는데요. 바로 송현동 부지입니다. 과거 일제의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선 이후 미 군정기엔 미군의 숙소 부지로 쓰였죠. 이후에도 청와대, 경복궁과 가까운 위치 탓에 규제가 심해 계속 빈땅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이 송현동 부지가 드디어 일반인에게 개방됩니다. 이곳엔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예정인데, 그 전까지(12월까지) 시민에게 임시 개방하는 거라고. 오늘(금) 밤에는 공연도 진행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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