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황은 논커피바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차와 술 그리고 보리를 로스팅해서 만든 보리커피 등을 맛볼 수 있는데요. 워크인 손님은 받지 않고 100% 예약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삼월황은 시즌별로 다양한 차와 디저트 그리고 티칵테일로 구성한 티코스를 선보이고 있어요. 특징은 메뉴가 딱 정해진 게 아니라 선택지가 굉장히 많다는 것. 제가 다녀온 겨울 티코스를 예로 설명해드릴게요. 전체 코스는 블렌딩티(4종 중 택 1)-우롱차(4종 중 택1)-티뱅쇼(2종 중 택1)-흑차(3종 중 택1)-티칵테일(3종 중 택2)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무려 16가지 선택지 가운데 6가지를 선택해 마시는 거죠. 사장님은 차를 우려주시는 동시에 갑자기 군고구마를 만들어오시고 붕어빵을 구워오시더니 냄비에다 뱅쇼를 끟이시고 채소 구이까지 가져오시는 신출귀몰한 진행을 하셔서 저희를 놀라게 하셨습니다. 이날 마신 차 가운데 기억에 남는 건 삼월황 블렌딩차인 우중화 그리고 화이트 티뱅쇼였습니다. 블렌딩티는 계속해서 새로 개발을 하신다고 하니 올해 새로 시작된 티코스를 방문하시면 저와는 다른 새로운 차를 맛보시게 될거에요.

찻물을 내오신 사장님이 갑자기 꺼내들어 놀란 것... 바로 비접촉식 온도계였습니다. 가끔 TV에서 보면 요리사들이 기름 온도 잴 때 쓰는, 그 적외선 온도계요. 찻물 온도가 너무 높진 않은지 확인하는 용도로 쓰신다고 하는데... 은근 편리해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이날 처음 알게된 사실인데, 뜨거운 물은 다른 곳으로 옮겨 부을 때마다 약 5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펄펄 끓는 물을 당장 90도의 물로 바꾸고 싶다면 숙우나 컵 등에 한 번 따라 냈다가 다시 다른 그릇으로 옮겨 부으면 되는 거죠. 우리도 이제 뜨거운 물을 여기저기 옮기면서 슬쩍 지식을 뽐내보자고요... "방금 5도가 떨어졌답니다"라고!😉

이날 마신 차는 찻자리에 한쪽에 놓인 삼각 플라스크에 조금씩 담아 마지막에 어떤 차들을 마셨는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주셨는데요. 익숙한 다구가 아닌 플라스크를 사용한 점이 재미있었어요. 단정하지만 때로는 조금 엄숙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찻자리가 아닌, 편안하고 위트있는 찻자리를 경험하고 싶은 팽주님들께 삼월황의 티코스를 추천할게요.

사적공간(1만2000원·2시간) 밤티코스(3만원·2시간) 낮티코스(2만원·1시간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