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많이 쌀쌀해요. 다들 건강 잘 챙기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그리고 올해도, 

2024년의 첫 더티레터는 6대 다류와 각종 차에 대해 탐구해보는 코너 '차편지' 그 다섯 번째. '청차의 편지'입니다. 청차는 오룡차 또는 우롱차라고도 부르죠. 그 특유의 향기로움 때문에 팬이 아주 많은 다류인데요. 저도 그 중 하나랍니다. 오늘은 청차의 종류 그리고 기본 상식들에 대해 알아볼게요. 오늘 레터는 특히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편을 잘 읽어두면 다음에 보내드릴 레터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거든요.😉

🍃녹차는 녹차인데, 청차는 왜 우롱차임?

녹차는 녹차라 부르고 백차는 백차라 부르는데 청차는 왜 오룡차라고도 하고 우롱차라고도 부르는 걸까요? '오룡(烏龍)'은 청차를 만드는 찻잎의 품종 중 하나입니다. 우롱은 오룡의 중국식 발음이고요. 이 오룡 품종으로 만든 청차의 맛과 향기가 뛰어나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청차=오룡차가 돼버린 것! 특히 대만은 오룡 품종의 차를 적극적으로 재배해 전 세계에 퍼트린 일등 공신.

자, 잠깐 복습 한 번 해볼까요? 산화발효도를 기준으로 이름을 붙일 때 녹차와 백차, 황차는 어떤 이름이였는지 기억해요? (마우스로 긁으면 정답 나옴👉녹차=불발효차, 백차·황차=약발효차) 녹차와 백차, 황차에 이은 청차(이하 우롱차)는 '반발효차'에요. "그럼 산화발효도가 50%인가요?"하고 질문하는 분이 계실텐데요. 우롱차의 산화발효도는 20~80%로 6대 다류 중 가장 넓은 범위를 자랑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우롱차는 녹차처럼 초록초록 싱그러운 맛과 향을 내고, 어떤 청차는 마치 홍차처럼 깊고 그윽한 맛을 낸다는 얘기. 분명 전혀 다른 맛인데 다 우롱차라고 부르니 헷갈리셨던 분들도 많았을 거에요. 그럼 우롱차를 알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뭐 없을까요?

또 한 가지 우롱차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차를 우려낸 후의 젖은 찻잎 색입니다. 산화발효가 이뤄진 찻잎은 물을 머금으면 붉은 색으로 변합니다. 한 찻잎에서 붉은색과 녹색이 모두 보인다면 우롱차일 확률이 높습니다.

우롱차, 그 중에서도 동글동글 단단하게 말려있는 차는 뜨거운 물에 한 번 헹궈내는 세차(또는 윤차)를 해주시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워낙 단단하게 뭉쳐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맛있는 것들이 우러나오지 않거든요. 뜨거운 물에 한 번 빠르게 헹궈내면 오히려 맛과 향을 더 잘 뿜어내 더욱 향기로운 차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우롱차의 모양과 맛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롱차를 조금 더 깊게 이해하고 싶다면, 출신지에 따른 우롱차의 분류를 알아두면 좋습니다. 총 4개로 나눌 수 있는데요.

'민'은 우롱차의 발원지인 복건성의 옛 이름. 즉 민남우롱은 복건성 남쪽에서 주로 만드는 우롱차를 뜻함. ex) 안계철관음, 황금계, 본산, 모해, 팔선

복건성의 북쪽에서 주로 만드는 우롱차. 바위가 많고 험준한 복건성 무이산에서 나오는 무이암차가 특히 유명. ex)수선, 육계, 대홍포, 백계관, 철라한, 수금귀

복건성의 남쪽, 광동성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우롱차. 광동성 봉환산에서 나는 봉황단총이 유명. 

ex) 봉황단총, 밀란향, 지란향

광동성보다 더 남쪽에 위치한 섬, 대만에서 만들어지는 우롱차. 고산 지역에서 재배하는 고산차가 가 유명. ex) 대우령, 아리산 우롱차, 동정우롱, 금훤

이 이름과 특징을 달달 외우라고 알려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나 차를 마실 때 "이 차는 민남우롱이에요" "이 차는 민북우롱입니다"라는 설명을 들었을 때, 동공지진 일으키지 않고 'ㅇㅇ 우롱차라는 거군, 어쨌든!' 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드립니다.😉

참, 최근엔 국내에서도 우롱차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거 아세요? 그 중 저도 정말 맛있게 마셨던 한국 우롱차가 있어요. 바로 백학제다의 만송포! 우롱차 중에서도 민북우롱의 무이암차 같은 맛과 향을 내요. 궁금하신 분이라면 온라인으로도 구할 수 있으니 한 번 드셔보시길 추천할게요.

우롱차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오늘 차편지는 조금 길어졌어요. 하지만 이번 레터를 꼼꼼히 읽었다면 다음에 보내드릴 레터가 정말 재미있을 거에요. 제가 해외 출장을 다녀왔거든요. 바로바로 우롱차의 4대 산지 중 한 곳인 대만으로요! 대만 현지에서 보고들은 생생한 우롱차의 세계를 전해드릴테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그럼 우린 다음 레터에서 만나요. 안녕!

지난해 크래프트 티 페스티벌에서 더티레터의 '차편지' 기억하는 분 계신가요? 벽에 붙은 예쁜 편지 봉투를 하나 선택하면 더티레터와 연관된 차와 엽서를 드리는 행사였죠. 그 행사에서 편지 봉투가 예쁘다는 칭찬을 참 많이 들었는데, 그 중 몇 종류가 바로 Kawi의 제품이었어요. 아름다운 패턴의 지류와 문구류를 제작하는 kawi에서 스크래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대요. 내일(23일)까지...!

부산에 위치한 문화공간 오초량에서 4월 28일까지 '매화바보'라는 주제로 '밀납화'를 전시해요. 밀납화는 밀랍으로 만든 꽃을 뜻하며 국가무형문화재 124호 황수로 박사님이 직접 제작한 꽃을 선보인다고. 전시도 좋지만 오초량이란 공간 자체가 정말 아름다워요. 오초량에서 차 마시고 온 얘기는 전에 보내드린 이 레터에서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