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햇녹차로 비빔밥 해먹은 이야기 해드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새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화전처럼 햇녹차로 전을 부쳐먹기도 한다네요? 혹시 어떻게 만드는지 아시는 팽주님 있으면 공유부탁드릴게요. 그나저나 햇차 맛이 궁금하신 팽주님들 많으실텐데... 조만간 햇차 이야기를 한 번 하고 넘어가야겠네요...!

대만 차 여행의 대단원, 3편이 돌아왔습니다. 오늘 더티레터에서는 이번 여행 코스의 최남단, 아리산 구역으로 가볼 계획입니다. 어디 하나 뺄 것 없는 알찬 여행이었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여행지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코스였는데요. 오늘 레터를 통해 제가 느낀 아리산의 매력이 고스란히 팽주님께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아마 팽주님도 엄청 마음에 드실거에요!

대만의 3대 명산,  해발 2200m(참고 : 한라산 1950m)의 높이를 자랑하는 아리산은 신비로운 편백 야생림, 그림같은 일출과 운해 그리고 산림열차로 유명한 곳입니다. 산이 워낙 가팔라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 정말 아찔했습니다. 깎아지는 듯한 절벽을 바로 옆에 두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달려야 가까스로 닿을 수 있는 깊고 깊은 산이었어요.

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수백 년된 편백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그 산책로에서 달리는 원숭이 마주친 1인😃 인스타에서 사진 다들 보셨죠? 진짜... 컸답니다!) 공기가 워낙 맑은 덕에 밤이면 쏟아질듯 무수한 별들과 유성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었어요.

지난번 일월담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일본과 엮인 과거사가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일본이 울창한 편백나무들을 베어가고 이를 실어나르기 위해 기찻길 까지 내버렸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그 열차는 방문객을 위한 관광 열차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리산의 풍경과 산림열차는 EBS에서 찍은 이 영상을 참고하시고요.

고산 지대로 올라갈수록 가파른 경사로에 다원에서 운영하는 찻집들이 하나둘 나타납니다. 저는 숙소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주 작은 찻집에 다녀왔는데요. 바로 일출상점(日出商店)이란 곳입니다. 알고보니 1963년부터 아리산에서 대를 이어 차를 만들고 있는 집이더라고요! 분명 밝을 때 갔는데, 결국 어두워질 때까지 차를 마시게된 마성의 찻집. 찻집 한 구석에서 홍배기로 끊임없이 차를 홍배하고 있어 차 향을 흠뻑 즐기고 온 곳입니다. 선물하기 좋은 소포장 제품들도 다양하게 팔고 있어서 기념품 쟁이기도 좋은 곳이었습니다.

🍃고산차

갑자기 우롱차가 아닌 고산차라는 이름이 튀어나와 궁금하셨나요? 고산차는 말 그대로 높은 산지(해발 1000m) 이상에서 자라는 우롱차를 뜻합니다.

아까 아리산은 운해가 유명하다고 했잖아요. 산구름과 안개가 그림자를 드리워주기 때문에 고산차는 쓴맛이 적습니다. 또한 일교차가 큰 혹독한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향기도 더욱 풍부합니다. 일출상점 사장님 말씀으론 일반 우롱차 대비 내포성도 좋다(여러번 우려 마실 수 있다는 뜻)고!

아리산의 찻집을 방문해봤으니 이제 아리산의 다원으로 가볼까요. 아래 사진속 차밭은 아리산 자락에 위치한 어통명원의 차밭입니다. 찻잎 하나하나 반짝이는 것이 딱 봐도 튼튼하고 맛나게(?) 생겼어요.

다원도 다원이지만 다원에 딸린 찻집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어통명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탐방 포인트는 바로 발코니 티룸인데요. 차 판매점 2층에 아래 사진처럼 아리산이 병풍처럼 둘러진 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어통명원의 우롱차와 홍차를 마시니 그저 행복... 사진도 정말 잘 나오는 곳이니 방문하시는 분들은 인증샷 많이 찍어오시길!

🍃특등장(特等奬)과 두등장(頭等奬)

전에 비새차의 비새가 중국어로 '시합/대회'을 뜻한다고 알려드렸죠? 차 맛을 겨루는 이 시합에서 우수 성적을 거둔 차에게 주어지는 상, 바로 특등장과 두등장입니다. 특등장은 두등장보다 위상이 높은, 그야말로 '1등상'입니다. (가이드쌤의 말에 따르면) 모든 대회가 동일한지는확인할 수 없으나, 대부분 특등장은 공동 수상 없이 1등 단 한 곳만이 선정된다고.

특등상 다음, 두등장은 두등1장, 두등2장, 두등3장... 등 대회 규모에 따라 수상자들 숫자가 늘어나기도 한대요. 물론! 그 수많은 차들 사이에서 탄 상이니, 두등장 수상한 차들 역시 당연 엄청나게 훌륭한 차죠. 두등장과 특등장 사이에 이런 차이가 있다는 점만 알아가자구요!😉

전 분명히 지난해 11월에 여행을 다녀왔고, 지금은 그 후기를 글로 쓰고 앉아있을 뿐인데, 휴가가 끝날 때의 그 아쉬움이 다시 느껴지는 듯 합니다. 팽주님도 더티레터와 함께 잠시나마 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대만 여행기는 이렇게 마무리 할게요. 우리는 2주 후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