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주님, 고백할게 있어요. 사실 저는 꽤 오랫동안 모 아이돌을 덕질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얼마 전 팬미팅까지 다녀왔어요! 콘서트는 가봤는데 팬미팅은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확실히 훨씬 가까이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눈 듯해 좋은 시간이었어요.

냉정하게 따지면 아이돌과 팬도 판매자와 고객 관계에요. 하지만 그런 '거래 관계'도 오래 지속되다보면 어떤 유대감 같은게 분명 생기는 것 같아요. 순수하게 서로 응원하고 아프지 않고 행복하길 바라는 그런 사이. 누군가에겐 쓸데없는 시간 낭비에 돈 낭비로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쓸데 없는 게 사실은 우리 삶을, 마음을 움직인다고 전 굳게 믿고 있어요. 팽주님도 저처럼 덕질하고 있는 무언가가 있나요?

이번 레터는 좀 늦었죠? 지난주 금요일에 열린 2024 크래프트 티 페스티벌 후기를 전하려고 이렇게 레터를 며칠 늦춰 발행하게 됐어요. 맑은 날씨,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 반짝이고 조금은 비뚤비뚤한 예쁜 공예품들 덕분에 올해의 크티페도 너무나 즐거웠답니다.

차와 관련된 참여 부스들은 대부분 더티레터에서 이미 소개한 곳들이라, 이번 레터는 공예 쪽으로 눈을 돌려봤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까마귀(=반짝이 마니아)파에 속하는데요. 그래서 유리나 은 같은 반짝반짝한 공예품 부스 몇몇 곳이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더티레터의 눈에 띈 올해 크티페의 반짝이들을 팽주님께 소개합니다.

마치 꽃잎과 나뭇잎을 따다가 그대로 굳힌 듯 섬세한 금속 공예를 선보이는 스튜디오 포의 부스를 먼저 소개할게요. 은과 황동, 주석을 주 재료로 꽃이나 풀잎, 나무 껍질과 곤충처럼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어요. 찻잎을 다관에 넣을때 차시로 사용하면 좋을 얇고 가느다란 오브제와 다하, 디저트 포크 등 찻자리를 빛내줄 아이템들이 많아요. @studio_pho

이어서보는 한국 전통 공예인 조각보를 만드는 곳이에요. 전통 기법을 사용하지만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바로 쓰여도 아름다운 모던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어요.

이번 크티페에서 본 제품은 풍경과 모빌이었어요. (구경하느라 정신팔려서 사진 찍는 걸 까먹은 사람... 옆 사진 출처는 파인드 스터프) 하늘하늘하늘 빛이 비치는 얇은 천과 편안하고 산뜻한 색깔이 정말 예쁩니다. 특히 사진 속 풍경은 풍경과 조각보를 맘에 드는 대로 조합해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모빌은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클래스도 운영 중이라니 참고하세요. @eosobo_official

어떠세요? 제가 고른 크래프트 티 페스티벌의 반짝이들, 팽주님도 마음에 드시나요? 혹시 크티페에 다녀오신 팽주님이 계시다면 어떤 부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하네요. 다들 반짝이는 5월 잘 보내시고 우린 6월에 다시 만나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