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알려드리긴 했지만, 혹시 못보셨을 분들을 위해 한 번 더 소식 전합니다! 얼마 전 매거진 <differ>와 동양차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차기록 툴키트'를 함께 만들었어요. 지금 마시는 차는 어떤 차고 어떤 맛과 향, 색을 지녔는지 쉽게 기록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테이스팅 노트. 차를 더 깊게 알아가는 저만의 팁도 담아보았습니다.

차랑 더 친해지고 싶은 차린이, 내가 마시는 차를 기록하고 아카이빙하고 싶은 팽주님들께 유용하게 쓰이길 바래요! 필요하신 분들은 👉여기서 무료로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혹시 다구를 파는 곳에서 미니어처처럼 아주아주 조그만 다구 세트를 보신 적 있나요? 전 첨 봤을 때 장식품이나 소꿉놀이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진짜... 조그맣고 귀엽거든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있나 찾아봤는데 없어서 어떤 분의 블로그 사진 링크를...)

하지만 머지않아 알게됐습니다. 그 손톱만한 다구들이 실제 차를 마시는 용도라는 걸요. 이른바 이슬차입니다. 이슬차란 작은 다구에 햇차를 가득 넣고 낮은 온도에 오래 우려 마시는 차를 말합니다. 정말 이슬처럼 한 방울, 한 방울 우려내 마시는 차에요.

그런데 이 이슬차란 명칭에는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찻집에서 이슬차를 주문하면 100% 수국차가 나오거든요. 온라인에서 이슬차를 검색해도 수국차 제품들이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이슬차란 이름은 어디서 온 것일까. 저는 일본의 고급 녹차인 교쿠로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교쿠로는 한자로 옥로(玉露), 즉 맑은 이슬을 뜻합니다. 교쿠로는 찻잎을 키울 때 햇빛을 가리는 '차광 재배'를 하기 때문에 쓴 맛이 적고 감칠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인데요. 이런 교쿠로의 매력을 극대화해 마시는 방법이 바로 저온에서 오래 우리는 것. 앞서 소개한 이슬차의 우리는 방식과 같습니다.

일반 차에 비해 이슬차는 우리는 사람에 따라, 차의 특성에 따라 우리는 방식의 편차가 큰 것 같습니다. 물의 온도나 양, 찻잎의 양 등이 그때 그때 엄청나게 다른데요. 그래도 관련 책과 블로그, 제 주변의 경험담을 종합해서 이슬차 우리는 방식을 대략적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언제나 이슬차를 집에서 우려보고 싶었지만 마음에 드는 이슬차 다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종류가 많지 않고 모양도 거의 비슷하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지난해 티웃의 오프라인 매장에 놀러갔다가 산도방 작가님이 만든 이슬차 다구를 발견한 거죠! 티웃은 차 말고도 국내 작가들의 다구도 판매하고 있거든요.

저는 거듭 말씀드리다시피 반짝 투명 유리파라서 이런 스타일의 다구(유약을 바르지 않아 광택이 없고, 불규칙한 무늬와 색감의)는 영영 인연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크기를 작게 만들어놓으니 디자인에서 오는 터프함이 상쇄되더라고요. 아무튼 이 다구로 이슬차를 우려봤습니다.

제 다관의 용량은 20ml로 약간 작은 찻잔으로 딱 한 잔 나오는 정도입니다. 비율에 맞춰 찻잎은 1g을 넣어 이슬차를 우려봤어요. 물의 양과 찻잎의 양에 따라 우리는 방법이 다 달라지겠지만, 저는 위와 같은 컨디션에서 55도에 2분 정도 우렸을 때가 딱 좋았습니다. 40도로 2분 우렸을 때엔 차가 너무 차갑게 느껴졌어요. 50도 이상은 돼야 그래도 첫 모금이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찻잎 양이 적어서 그런지 쓰거나 떫은 맛도 없었고요. 찻잎을 더 넣을 필요는 없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40도로 우렸을때 강한 해조류의 향과 감칠맛이 느껴졌습니다. 60도에 우렸을 땐 해조류향은 조금 덜했어요. 어쨌든 둘 다 우리가 평소에 마시는 녹차의 맛과는 정말 다른 독특한 풍미를 내서 참 재미있습니다. 올해 햇녹차를 갖고계신 팽주님이라면 한 번쯤 이슬차에 도전해보시길 추천할게요!

오늘 교쿠로 얘기도 나왔겠다 교토에 위치한 국제일본차협회의 장현희 한국 대표님께서 운영하는 일본차 수업을 소개해드립니다. 국제일본차협회 기본반, 중급반 자격증 과정을 오픈하는데요. 14일부터 17일까지 순차적으로 기본반, 중급반 수업이 오픈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이 링크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산동 포인트라운지 카페에서 진행되며 일본차의 역사와 일본차의 종류 그리고 생산 방법, 차의 성분과 보관법 등을 배우고 필기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짜이 맛집으로 소개해드렸던 성수동 높은산. 가게가 3평에 불과해 전엔 가게 앞 작은 의자에 옹기종기 앉아 짜이를 마셨는데요. 이번에 리모델링을 해서 조금 더 편히 짜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조만간 짜이 한 사바리 하러 가야겠네요!

차와 음식을 페어링해 코스로 내 주시는 삼월황이 연남점을 오픈했어요. 더티맵에 추가해뒀으니 참고! 티컬렉티브와 프로젝트렌트가 손잡고 대전에 핫한 티플레이스를 만들었어요. 옛 한국철도공사 관시인 '대전 관사 16호'에 조성됐으며 이름은 '소제예찬 1927'. 더티맵에선 건물 이름인 '대전 관시 16호'로 등록돼 있으니 참고하셔요.

원래도 좋아하지만 여름이면 더더더 예뻐보이고 청량미 터지는게 바로 유리 그릇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가져온 유리 브랜드들 함께 보며 시원함을 즐겨보자구요. 먼저 덴마크의 아르호이라는 곳인데 알록달록한 색감이 투명한 유리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과즙미가 흘러내려요. 'Garden glass'라는 제목의 이 잔은 첨에 보고 유리인 줄 알았는데 보석을(!) 깎아서 만들었다고 해요. 일본의 조각가인 코지 타쿠마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