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저는 내일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여름 휴가를 떠납니다. 올해 저의 휴가지는 충남 태안! 바닷가와 수목원을 걸으면서 오랜만에 여유롭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려고요. 약 두 달 전 쯤에 휴가 계획을 잡을 때엔 분명 지금 쯤이면 무더위가 조금은 가셨을 거라 예상했는데... 그건 그냥 희망사항이었던 것 같군요. 어쩌면 숙소에 틀어박혀서 에어컨만 쐬다 돌아올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물론 그것도 나쁘지 않... 아니 사실 너무 좋죠...!

유난히 길고 뜨거운 올해 여름입니다. 다들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도록 오늘 하루, 그리고 이번 주말 쉬엄쉬엄, 여유롭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많은 팽주님들께서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혹시나 아직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맥파이앤타이거라는 브랜드에 대해 짧게 소개할게요. 맥파이(Magpie)는 까치, 타이거(Tiger)는 호랑이를 뜻하죠. 조선시대의 민화 '호작도'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으로 가가호호 생활 속에서 즐겼던 호작도처럼, 일상에서 편안하게 차를 경험하도록 돕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해요. 2019년 문을 연 이후 현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차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사동은 예약제, 성수동은 워크인이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시고요.

더티레터에서도 맥파이앤타이거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한식 디저트 브랜드인 단자리와 함께 차와 병과를 내놓는 '단자리 팝업'은 레터로 다뤘었고, 최근엔 성수 티룸에 다녀온 사진을 전해드렸었어요.

맥파이앤타이거를 몇 차례 경험해 본 저의 인상은 한 마디로... '밸런스'? 어떤 밸런스냐면 차를 자주 마시는 마니아들도, 차를 처음으로 접하는 분들도 각자 만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초심자들에겐 간결하고 쉽게 차에 대한 정보를 표기한 '티 카드' 그리고 배리에이션티 등을 통해 차를 편안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요. 혼자서도 충분히 차를 즐길 수 있는 분들에게도 근거리에서 맛있는 차를 캐주얼하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줍니다. 물론 찻집과 차의 취향은 언제나 '사바사'라는 점...!

자, 그럼 모난장 얘기로 돌아가볼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난장은 조금씩 모난 물건들을 사고 파는 행사에요.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된 얘기가 재미있어요. 맥파이앤타이거가 토림도예와 함께 제작했던 '무유개완'과 관련 된 얘긴데요. 당시 도자기 내부에 철심이 튀어서 검은 점이 생겨 판매를 못했던 제품이 있었대요. 그런데 이 개완을 꼭 사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난 것! 실수로 생긴 그 검은 점들이 마치 별자리처럼 보인다면서요.(시인이신지?!)

보는 관점에 따라 실수가 아름다운 별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이 경험을 계기로 모난장이 시작됐어요. 사실 진짜 그렇잖아요. 누구한텐 못나보이는 점도 나한텐 매력 포인트일 수 있죠. 저 역시 반으로 완전히 쪼개진(...) 다관을 킨츠키로 수리한 뒤 훨씬 더 애정을 갖게 됐거든요. 누군가에겐 불길한(?) 금간 그릇에 불과할지 몰라도, 저한텐 원앤온리다... 이 말씀이에요!

올해 모난장에는 차 그리고 차와 잘 어울리는 도자기, 패브릭, 유리와 금속, 가죽 소재의 공예품, 차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까지 열 다섯팀의 작가님과 브랜드가 함께할 예정이에요.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혹시나 늦게가면 구매할 수 있는 모난품이 없을까봐 걱정하지는 않아도 돼요. 부스마다 시간대별로 새로운 기물을 업데이트하거든요. 모난장은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행사를 추구하기 때문에 별도의 쇼핑백이 제공되지 않아요. 에코백이나 장바구니를 반.드.시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편안한 신발을 신도록하세요! 사람이 몰릴 경우 대기를 해야할 수도 있고, 모난품들 구경하느라 이 부스 저 부스 돌아다니다 보면 발이 매우 아플테니까요!

자 이렇게 오늘은 맥파이앤타이거와 모난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모난장에서 운명의 모난품을 만나시거든 더티레터에 꼭 소식 전해주기로해요...? 그럼 우린 9월에 또 만나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