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코시국 이후 줄곧 재택근무를 하던 저는 이번 주부터 오프라인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출근을 앞두고 심란한 마음을 달래고자 소소한 쇼핑을 했는데요. 바로 에디션 덴마크의 예쁜 표일배를 장만했답니다. 머그컵 정도의 사이즈에 심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요. 버튼을 눌러 찻물이 쪼로록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도 은근 재미지고요. 무엇보다 차 맛이 좋습니다. 텀블러에 차를 우려 마시면 찻잎이 물에 닿는 시간이 길어져 쓴 맛으로 변하기 일쑤였거든요. 표일배는 🍃찻잎과 🥃찻물을 즉시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농도의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역시 모든 건 장비발!) 혹시 오피스나 학교에서 간편하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다구를 찾고 계신다면 추천 드릴게요.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네... 뭐 누가 딱히 그런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만, 사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차 무지렁이였던 저는 한국엔 녹차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23일 24일 경남 하동 청석골 감로다원에서 제다 체험을 하고 나서 한국 차의 세계가 훨씬 다양하다는 걸 피부와 근육(...)으로 느끼고 왔습니다. 한국의 백차, 홍차, 떡차는 어떻게 만들고 어떤 맛과 빛깔을 가지고 있는지 오늘 더티레터에서 생생하게 소개해 드릴게요.

아무래도 👀눈으로 보여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 오늘은 평소보다 사진을 더욱 현란(?)하게 붙여봤습니다. 왼쪽 상단 사진은 백차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녹차와는 달리 백차는 비비지도, 열을 가하지도 않아요. 그저 찻잎 새싹을 잘 말린뒤 마지막에 살짝 건조시키면 완성! 이렇게 말하면 간단한데, 찻잎을 잘 말리기 위해 한 장 한 장 얇게 펼쳐 말리는게... 정말 손이 많이 가더라고요. 왼쪽 하단 사진은 저희가 만든 백차를 우려낸 모습인데요. 아주 옅고 맑죠? 맛은 월광백이나 백호은침 같은 중국 백차와는 좀 달랐고요. 녹차와 비슷한듯 하면서 한층 맑고 시원한 맛이었습니다.

오른쪽 상단 사진은 홍차를 만드는 모습. 홍차는 찻잎을 손으로 열심히 치대서(a.k.a 유념) 찻잎에 상처를 내 발효가 빠르게 이뤄지게 합니다. 처음엔 초록이었던 찻잎이 거듭 치댈수록(=끊임없는 노동) 색은 노랗고 붉게 변하고 즙도 흘러나옵니다. 그렇게 완성된 차가 바로 오른쪽 하단 사진입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바로 그 홍차 빛이죠? 만든지 하루 밖에 되지 않아 쓴맛이 많이 올라왔지만 그 이상으로 상큼한 🍋레몬향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어요. 청석골 감로다원에서는 이렇게 만든 홍차에 생강을 블렌딩한 생강홍차도 만들고 있습니다.

청석골 감로다원에서 조금 내려오면 '만수가 만든 차'라는 귀여운 이름의 차 농가가 있습니다. (TMI : 사장님 성함 '홍만수'님)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들러 아름다운 다실도 구경하고 얼결에 차도 얻어 마셨는데요. 만수차는 위의 사진처럼 덩어리 모양으로 뭉친 떡차(=병차/돈차)를 '태일병차'라는 상품명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동글 납작하게 뭉쳐서 한지로 싸놓은 모양새가 마치 보이차를 연상케 하지만 떡차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발효차랍니다. 발효 정도에 따라 상쾌한 꽃향기가 나기도, 위에서 소개한 홍차처럼 깊은 맛이 나기도 해서 신기했어요.

이렇게 다양한 한국 차와 차농을 만나고 온 알차고 빡센... 1박 2일이었는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차에 대한 정의와 명칭이 농가마다 달라 소비자 입장에서 너무나 헷갈린다는 점이요! 제가 만들고 온 홍차를 어떤 곳에선 그냥 발효차라고 부르고, 어디선 황차라고 부르며 또 다른 곳에선 잭살차나 고뿔차 등으로 부르기도 하거든요. 브랜드 명칭이야 다를 수 있지만 차의 종류를 지칭하는 단어가 너무 다양해 머릿속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잘 묶이지 않더라고요. 또 한 가지는 여전히 온라인 구매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돌아와서 만수차 온라인몰에 가보니 다실에서는 판매하던 작은 떡차는 인터넷으로 팔지 않더라고요.(이런 제품이 있다 널리 알리고 싶은데 말이죠!) 매력 넘치는 한국의 차들이 더 많은 팽주님들께 가 닿기를, 더티레터가 응원할게요.💚

갬성갬성한 다구를 판매하는 부부티하우스. 온라인 몰만 있어 아쉬웠는데 드디어 쇼룸을 열었어요. 주소는 경기도 화성시 여울로 158-44.

열일곱명의 작가들이 작업실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일상품을 소개하는 특별한 전시에요. 전시를 주최한 다다손손 홈페이지에 가면 각 물건이 갖고 있는 이야기를 자세히 볼 수 있어요. 전시장 위치는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6길 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