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드디어 명절 연휴가 시작돼요.(솨리질러!) 고향에 가는 분도 계시고 여행을 떠나는 분도, 저처럼 집에서 누워있을😎 분들도 계실텐데요. 모두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연휴 즐기고 돌아오시기 바랄게요.

명절 연휴에는 강추위가 다시 찾아온다지만, 조금씩 날이 풀리는게 분명 느껴져요. 진성 겨울 러버인 저도 역시 겨울의 끝엔 항상 봄을 기다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장소는 다가올 봄에 가보면 특히나 아름다울 곳이에요. 마당 한 가운데 무려 100년된 라일락 나무가 있는 한옥 다실이거든요. 차는 물론 '명상'에 관심이 있는 팽주님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이 곳, 푸른꽃에 관한 오늘의 더티레터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얼마 전 방영된 유퀴즈 법륜스님편 보신 분 계세요? 요즘 사람들의 고민을 묻는 질문에 법륜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요즘엔 뭐가 고민인지 모를 정도로 머릿 속이 복잡한 사람이 많습니다. 아무튼 힘들다고...ㅎㅎ" 스님 따라 웃으면서도, 정말 공감이 가더라고요.

저도 역시 그런 때가 정말 많아요. 머릿속은 잔뜩 복잡한데 정작 뭣 때문에 심란한지 잘 모르겠고, 그러다 아잇, 쇼츠나 보자...며 유튜브의 세계로 도피했다가 몇 시간이 뚝딱 가버리면 "내가 뭐 한거지"하며 자괴감과 허무함을 반복하는 나날들...! 근데 또 되돌아 보면, 내가 내 마음과 생각을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이 있나 싶기도 합니다.

이렇듯 꽉 차있는 듯 해도 실상은 헛헛한 현대인에게 마음을 들여다볼 시간을 주는 것이 바로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명상'이죠. 그리고 '차명상'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차를 마시는 건 명상에 접근하는 좋은 방법이랍니다. 오늘은 차 또는 커피를 마시며 자신의 마음과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다실, 서울 경복궁에 위치한 푸른꽃을 소개해드릴게요.

푸른꽃은 서울 경복궁역 인근, 사직동 골목길에 위치한 한옥 다실이에요. 한옥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ㄱ자' 형태의 아담한 한옥이 나오고 마당 가운데엔 작은 벤치와 장독대 그리고 지붕 높이를 훌쩍 넘는 100년 된 라일락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는 운치 있는 곳이죠. 지난해에는 성북동에도 다실을 열었는데요. 푸른꽃의 한자어인 '람화'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경복궁 푸른꽃은 원데이 클래스와 공간 대관 위주, 성북 람화는 정기 수업 진행과 문화전시 및 콜라보 위주의 공간이라고.

찻집 좀 다녀봤다! 하시는 분들도 아마 푸른꽃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워크인 가능한 찻집이 아니라 클래스와 다회만을 전문으로 하는 예약제 다실인데다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셨거든요.

푸른꽃에서는 '차행법'이라는 다법을 가르쳐요. 팽주님들 중에 혹시 '숙우회'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분 계세요? 무려 1985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차모임으로 한국식 다법인 '차행법'을 창안했어요. 혼자 또는 여럿이 함께 차를 정성껏 준비하고 우려내고 명상을 하는 것이 차행법의 핵심으로, 말차와 잎차 그리고 커피를 활용한 다양한 행법이 존재해요.

사실 저에게 숙우회는 약간... 차계의 프리메이슨(?) 같은 느낌이었어요. 협회나 재단 단체도 아니고, 적극적인 홍보도 없어 약간 '알음알음' 찾아가는 비밀스런 곳이랄까. '교복'이라 불리는 검은색 전통 의상을 입고 엄숙한 표정으로 차를 우리는 숙우회의 사진들을 보면 문턱이 높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와 동시에 고요하고 사색적인 분위기가 주는 아우라도 숙우회만의 것이죠.

20대에 숙우회에 들어가셨다는 노갑규 푸른꽃 대표님도 당시 불안과 고민이 많았대요. "(하던 일을) 계속 해야하나, 다른 걸 도전해야 할까? 그럼... 내가 뭘 원하는데?" 같은 질문이 반복됐고, 그럴 수록 마음은 공허해졌다고. 그 때 만난에 바로 차를 통한 명상을 하는 숙우회였던 것이죠.

요즘 점차 차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 같다고 노 대표님 얘기하셨어요.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이잖아요. 하루 종일 SNS를 보고 있다보면 나만 뒤쳐지는 것 같고 공허하고. 그러다보면 나를 잃게 되기 쉬워요. 차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이 늘어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분들을 위해, 오는 3월 15일부터 푸른꽃은 '독좌 차행법 원데이 클래스'를 오픈해요. 1일 코스와 2일 코스로 나뉘어있으며 식사와 차를 이어서 즐기는 방식이에요. 차를 통한 깊은 몰입을 경험하고 싶은 팽주님께 추천드립니다. 신청링크는 👉여기에.

부디 올해는 저도 우리 팽주님들도 자기 자신을 위해 차 한잔을 대접할 수 있는 시간을 종종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레터 마무리 하겠습니다. 안녕!